작은 스튜디오는 다음 게임을 어떻게 고르는가
2026년 6월 27일
작은 스튜디오가 내리는 가장 비싼 결정은 코드 한 줄이 아닙니다. 몇 안 되는 목숨 중 앞으로 몇 달을 어느 게임에 쏟을지 고르는 일입니다. 여기서 틀리면 아무리 다듬어도 되살릴 수 없습니다. 그래서 우리는 다음 프로젝트를 확정하기 전에, 별로 멋있지 않은 일을 했습니다. 여섯 개의 컨셉을 스프레드시트에 올려놓고, 억지로라도 점수를 매겼습니다.
이 글은 그 프레임워크와, 거기서 나온 불편한 결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.
후보는 여섯이었다
테이블 위에는 여섯 개의 아이디어가 있었고, 각각 컨셉 문서·간이 GDD·레벨 디자인 스케치,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업성 추정까지 붙어 있었습니다.
- Ragdoll — 부품을 조립하면 생명체가 태어난다.
- GravitySort — 탭이 아니라 물리로 조각을 옮기는 분류 퍼즐.
- Sock Pair — 짝 안 맞는 양말을 맞춘다.
- Splika — “역방향 수박게임”, 합치는 대신 자른다.
- StackCrash — 훅이 건설이 아니라 파괴다.
- Muddy — ASMR 색 섞기 장난감.
그럴듯한 게임 여섯. 하지만 먼저 만들 가치가 있는 건 하나뿐입니다. 스프레드시트의 임무는 그 하나를 골라내는 것 — 그리고 “제일 멋있어 보이는” 아이디어에 홀리지 않게 막는 것이었습니다.
점수를 매긴 다섯 축
모든 컨셉은 같은 다섯 질문으로 채점됐습니다.
- 처음 보는 사람이 5초 안에 이해하는가? 첫 화면이나 짧은 클립에서 핵심이 안 잡히면 피드에서 죽습니다. 1~5점으로, 엄격하게 매겼습니다.
- 중독 훅이 있는가? “한 번 재밌나”가 아니라 — “한 번만 더” 누를 이유가 있는가.
- 방어할 만큼 다른가? 복제 가능하고 해자가 없는 아이디어는, 유저 확보 예산이 더 큰 쪽에 묻힙니다.
- 제작 리스크는? 여기서 가장 큰 경고 깃발은 한 단어였습니다. 물리. 물리 기반의 손맛은 나중에 붙이는 기능이 아니라, 몇 주짜리 튜닝 문제입니다.
- 현실적 매출 상한은? 판타지 숫자가 아니라 — 정직한 연 순매출 추정치.
마지막 축이 바로 작은 스튜디오가 건너뛰는 축이고, 건너뛰었을 때 가장 아픈 축입니다.
점수가 말한 것
Ragdoll이 1위였습니다. 이해도 5/5 — “부품이 생명체가 된다”는 즉시 읽힙니다. 물리가 없어서 2D 엔진으로 23주 프로토타입이 현실적이었고, 이 게임이 속한 머지 하위 장르는 2025년 전년 대비 약 80% 성장했으며, 정직한 매출 상한은 연 100만300만 달러 수준이었습니다. 유일한 리스크는 콘텐츠였습니다. 신선함이 떨어지기 전에 생명체 종류가 50종 이상 필요해서, 작업이 다양성 확보 쪽으로 앞당겨 몰립니다.
Sock Pair가 2위였는데, 같은 5/5 이해도와 “짝 안 맞는 양말”이라는 — 게임 맥락 없이도 통하는 — 바이럴 훅 덕분이었습니다. 썸네일만 봐도 웃음이 오죠. 1주짜리 HTML5 데모면 검증이 됐습니다. 발목을 잡은 건 상한이었습니다. 이 게임이 경쟁하는 분류 니치 전체가 전 세계 연 300만 달러 규모입니다. 그래서 이건 플래그십이 아니라 “빨리 내고, 검증하고, 넘어가는” 프로젝트입니다.
그리고 흥미로운 부분이 나옵니다.
기술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StackCrash가 5위였습니다. “짓지 말고 부순다”는 역방향 훅은 명확하고 클립도 잘 뽑힙니다. 하지만 정직한 매출 상한은 연 67만110만 달러였고, 우리 팀의 운영 비용은 연 32만39만 달러입니다. 상한에서조차 그걸 만드는 팀의 비용을 겨우 넘기는 게임은 사업이 아니라 — 절차만 늘어난 취미입니다. 여기에 대형 캐주얼 퍼블리셔가 복제하기까지 4~8주 창이라는 점을 더하면, 계산이 성립하지 않았습니다.
Muddy는 꼴찌였습니다. 이유는 같은데 더 극단적입니다. 매출 상한 중앙값 연 23만 달러 — 불 켜두는 비용에도 못 미칩니다. 문서 자체의 판정도 단호했습니다. 팀의 사업이 아니라 개인 포트폴리오 작품.
몇 주를 아껴준 규칙
여섯 중 셋 — GravitySort, Splika, StackCrash — 은 물리 기반이었습니다. 그것들에 대해서는, 다른 무엇을 채점하기 전에 딱딱한 규칙을 먼저 적어뒀습니다.
UI 없음. 콘텐츠 없음. 본격 제작 없음. 열 명이 날것의 물리 프로토타입을 해보고 일곱 명이 “한 번만 더”라고 말하기 전까지는.
물리 게임의 손맛은 그 자체가 게임입니다. 기울기 민감도, 반발 계수, 마찰 — 이건 마감 작업이 아니라 제품 전부이고, 손맛이 안 잡히면 아무리 아트를 얹어도 못 살립니다. 손맛 테스트를 통과하기 전에 본격 개발에 들어가는 건 야망이 아니라 — 낭비입니다. 이 규칙을 적어둔 덕분에, 종이 위에서 유망한 물리 아이디어가 목업 하나만으로 우리를 두 달짜리 개발에 끌고 들어가지 못했습니다.
지루한 답이 옳았던 이유
이긴 컨셉은 가장 화려한 게 아니었습니다. 처음 보는 사람이 즉시 이해하고, 몇 달이 아니라 몇 주면 프로토타입이 나오고, 성장하는 시장에 있고, 정직한 매출 상한이 제작비를 넉넉히 넘기는 것 — 하나하나가 작고 확인 가능한 사실이었습니다. 감이 아니라.
우리도 늘 이렇게 일하진 않았습니다. 앞선 프로젝트 — 기존 히트작을 의도적으로 역기획한 음식 정렬 퍼즐 — 가, 스튜디오를 오리지널에 걸기 전에 시장을 검증하고 실력을 벼리는 일의 가치를 가르쳐줬습니다. 스프레드시트는 그 교훈을 글로 적어둔 모습입니다.
취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. 다만 취향은 어떤 아이디어를 채점할 가치가 있는지를 알려줄 뿐 — 승자를 고르는 주체가 되어선 안 됩니다. 쏠 수 있는 총알이 유한한 스튜디오에게, 프레임워크는 관료주의가 아닙니다. 쏠 만한 한 발을 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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